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2025-10-01)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2025-10-01)

1. 서론: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SDV 시대의 도래

지난 100여 년간 자동차 산업의 본질은 정교한 기계공학과 하드웨어 기술의 집약체였다. 그러나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 장치를 넘어, 소프트웨어를 통해 스스로를 정의하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지능적이고 확장 가능한 모바일 전자 단말기’로 근본적인 재정의를 맞이하고 있다.1 하드웨어 중심의 견고했던 산업 패러다임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하는 거대한 지각 변동의 중심에 바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 Defined Vehicle, SDV)’이 있다.2

SDV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차량의 설계, 개발, 제조, 판매, 그리고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 과정의 규칙을 새로 쓰는 혁명이다.4 차량이 공장 출고 시점에 모든 기능과 성능이 고정되는 감가상각 자산이라는 기존의 개념을 파괴하고, 구매 이후에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ver-the-Air, OTA)를 통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성능이 개선됨으로써 그 가치가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가치 사슬과 수익 모델 자체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재편하는 거대한 전환의 서막이다.

본 보고서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한 SDV에 대한 포괄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SDV의 개념적 정의와 기술적 기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글로벌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펼치는 치열한 전략 경쟁을 비교하며,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복잡한 과제와 미래 가치 사슬의 변화를 심도 있게 조망하고자 한다. 이 분석을 통해 SDV가 어떻게 자동차의 본질을 바꾸고, 우리의 이동 경험과 삶의 방식을 재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2.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개념과 핵심 원리

2.1 SDV의 정의: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의 진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은 물리적인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통해 차량의 주요 기능, 성능, 그리고 사용자 경험이 결정되고 제어되는 차량으로 정의된다.7 이는 마치 스마트폰이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그 기능과 가치가 정의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SDV의 가장 큰 특징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성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써 차량은 출고 시점에 성능이 고정되는 정적인 제품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향상될 수 있는 ’살아있는 제품(living product)’으로 그 본질이 변모한다.3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는 비유는 SDV의 동적인 특성과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사용자는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하듯 차량의 기능을 추가하거나 구독할 수 있으며, 제조사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보안 취약점을 해결하고, 연비를 개선하며, 심지어 가속 성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비유에는 한계가 명확히 존재한다. 스마트폰 앱의 버그는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초래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제동, 조향 등 생명과 직결된 안전 기능을 제어하는 차량 소프트웨어의 오류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13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점으로 인해 SDV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요구한다. 특히, 인포테인먼트와 같이 상대적으로 안전 위험도가 낮은 기능과 자율주행, 브레이크 제어와 같이 안전이 최우선인 기능이 공존해야 하는 환경은 SDV 설계의 가장 큰 난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DV 아키텍처는 안전 필수(safety-critical) 기능과 비필수(non-critical) 기능을 하나의 고성능 컴퓨터 내에서 서로 영향을 주지 않도록 철저히 분리하고 보호하는 ‘혼합 임계(Mixed Criticality)’ 개념을 핵심적으로 도입한다.14 이는 가상화(Virtualization), 하이퍼바이저(Hypervisor)와 같은 고도의 기술을 통해 구현되며,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수준의 빠른 업데이트 기대치와 자동차 산업의 엄격한 안전 검증 요구 사이의 기술적, 문화적 긴장 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SDV 전환 성공의 핵심 과제임을 시사한다. 결국 SDV의 본질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로 기능을 정의하는 유연성을 넘어, ’안전이 완벽히 담보된 유연성’을 구현하는 데 있다.

2.2 핵심 기술 원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Decoupling)

SDV 패러다임의 기술적 근간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운영 주기를 분리(Decoupling)하는 것이다.9 이를 통해 하드웨어의 물리적 제약이나 개발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독립적으로 신속하게 개발, 테스트, 배포할 수 있게 되어 자동차 산업의 혁신 속도를 극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다.9

전통적인 차량 개발 방식에서는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전자 제어 장치(ECU)와 그 안의 소프트웨어가 특정 부품 공급업체에 의해 하나의 패키지로 강하게 결합(tightly coupled)되어 개발 및 공급되었다.10 이는 특정 하드웨어를 교체하지 않고는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대폭 개선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낳았다. 반면, SDV에서는 표준화된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미들웨어를 통해 소프트웨어 모듈이 하드웨어의 구체적인 사양으로부터 추상화된다.15 그 결과, 잘 만들어진 하나의 소프트웨어 모듈이 다양한 차종의 여러 하드웨어 플랫폼에서 재사용될 수 있게 되어 개발 효율성과 확장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이러한 ’분리’는 자동차 산업의 개발 프로세스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결과를 초래한다. 과거에는 차량의 기계적 구조와 하드웨어를 먼저 설계하고 그 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방식이었다면 13, SDV 시대에는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경험과 미래의 기능 확장성(예: 레벨 4 자율주행)을 먼저 정의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강력한 중앙 집중형 컴퓨팅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순서가 역전된다.13 이는 차량 출시 시점에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래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감당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필요 이상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탑재하는 ‘하드웨어 오버프로비저닝(over-provisioning)’ 전략을 요구한다.18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이 수십 년간 지켜온 원가 절감 및 부품 최적화 원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개념이다.

결국 SDV로의 전환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일회성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서비스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중대한 전략적 결단을 의미한다. 즉, ’제품 개발’에서 ’플랫폼 구축’으로의 사고방식 전환이 SDV 시대를 맞이하는 자동차 제조사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2.3 SDV 아키텍처 스택의 이해: 하드웨어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SDV의 복잡한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여러 개의 논리적 계층으로 구성된 정교한 아키텍처 스택(Stack)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계층형 구조는 각 계층의 독립적인 개발과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하여 시스템 전체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SDV 아키텍처는 크게 4개의 계층으로 구분할 수 있다.1

  1. 하드웨어 계층 (Hardware Layer): 차량의 물리적 기반을 형성하는 계층이다. 과거 수많은 ECU들을 대체하는 중앙 집중형 고성능 컴퓨터(HPC), 기능별 연산을 처리하는 도메인 컨트롤러(DCU) 또는 물리적 위치 기반의 존 컨트롤러(Zonal Controller)가 핵심이다. 또한,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의 센서와 차량을 실제로 움직이는 브레이크, 스티어링 등의 액추에이터가 이 계층에 포함된다.1
  2. 임베디드 OS 및 미들웨어 계층 (Embedded OS & Middleware Layer): 하드웨어와 상위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수행한다. 임베디드 운영체제(OS)는 하드웨어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특히 자율주행과 같은 기능에서 요구되는 실시간 처리(Real-time processing)와 기능 안전성(Functional Safety)을 보장한다. BlackBerry의 QNX, Automotive Grade Linux(AGL) 등이 대표적인 차량용 OS다.1 미들웨어는 AUTOSAR(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와 같은 표준 플랫폼으로,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들이 원활하게 통신하고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여 하드웨어로부터 소프트웨어를 추상화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17
  3.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 및 서비스 계층 (Application Framework & Services Layer): 차량의 구체적인 기능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위치하는 계층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파워트레인 제어 로직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계층의 소프트웨어는 표준화된 차량 API를 통해 하위 계층의 하드웨어 자원(예: 차량 속도, GPS 위치)에 안전하게 접근하고 제어한다.1
  4. 사용자 애플리케이션 계층 (User Application Layer): 운전자 및 탑승자가 직접 보고 상호작용하는 최상위 계층이다. 디지털 콕핏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하는 미디어 플레이어, 음성 비서, 써드파티(3rd-party) 앱 등이 포함된다. 이 계층은 사용자 경험(UX)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며, SDV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되는 영역이다.1

2.4 <표 1> 전통적 차량과 SDV의 핵심 차이점 비교

구분전통적 차량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SDV)
아키텍처분산형: 기능별로 독립된 70~150개의 ECU가 복잡하게 연결 8중앙 집중형: 소수의 고성능 컴퓨터(HPC) 또는 도메인/존 컨트롤러가 통합 제어 11
핵심 가치기계적 성능, 하드웨어 사양 (엔진 출력, 연비 등) 18사용자 경험(UX), 소프트웨어 기능 및 서비스 9
개발 방식하드웨어 중심, 순차적 폭포수(Waterfall) 모델 13소프트웨어 중심, 반복적 애자일(Agile) 및 데브옵스(DevOps) 모델 9
업데이트 방식서비스센터 방문을 통한 물리적 부품 교체 또는 펌웨어 업데이트 23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한 원격 기능 추가 및 성능 개선 8
사용자 경험구매 시점의 기능으로 고정, 개인화 제한적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기능, AI 기반 초개인화된 경험 제공 9
수익 모델차량 판매 시점의 일회성 수익 24구독, 온디맨드 기능(FoD) 판매 등 차량 수명 주기 전반에 걸친 지속적 수익 15
차량 가치 변화구매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가치 하락 (감가상각 자산) 3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가치가 유지되거나 향상될 수 있는 가능성 존재 3
데이터 활용주로 차량 진단 및 정비에 제한적으로 활용 11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한 예측 정비, 서비스 개선, 신규 비즈니스 창출 8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관계강한 결합(Tightly-coupled): 특정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종속 10분리(Decoupled): 하드웨어와 독립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및 배포 가능 9

3. SDV를 구현하는 기술적 토대: E/E 아키텍처의 혁신

3.1 전통적 분산형 아키텍처의 한계와 중앙 집중화의 필연성

과거 수십 년간 자동차의 전자화는 ’기능 추가’의 역사였다. 스마트키, ABS, 에어백, ADAS 등 새로운 전자 기능이 도입될 때마다 해당 기능을 전담하는 독립된 소형 컴퓨터, 즉 전자 제어 장치(ECU)를 추가하는 분산형 전기/전자(E/E) 아키텍처 방식이 사용되었다.2 이러한 방식은 각 부품을 모듈화하여 개발 및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심각한 한계에 봉착했다.

최신 고급 차량에는 100개를 넘어 150개에 달하는 ECU가 탑재되기에 이르렀다.3 이는 차량 내부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와이어링 하네스(배선 뭉치)의 무게와 부피, 복잡성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다. 늘어난 배선은 차량 중량 증가로 인한 연비 악화, 제조 원가 상승, 그리고 한정된 공간 내에서의 설계 유연성 저하라는 직접적인 문제로 이어졌다.8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소프트웨어에 있었다. 수많은 ECU들은 각기 다른 Tier-1 부품 공급업체들이 독립적으로 개발한 결과, 서로 다른 운영체제와 펌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27 이는 마치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과 같아서, 차량 전체의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어하거나 일관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27 특정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모든 ECU를 개별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했고, 이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요구했다. 이러한 분산형 구조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은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기능 확장을 생명으로 하는 SDV를 구현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장애물이었다.

따라서 차량의 ’두뇌’를 통합하고 제어 로직을 중앙으로 모으는 ’중앙 집중화(Centralization)’는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진화의 방향이 되었다.26 이를 통해 ECU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물리적인 복잡성과 비용을 절감하고, 통합된 소프트웨어 플랫폼 위에서 OTA 업데이트, 기능 확장, 데이터 통합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3.2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의 진화: 도메인(Domain)과 존(Zonal) 구조 분석

중앙 집중형 E/E 아키텍처로의 전환은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인 진화 과정을 거친다. 현재 자동차 업계는 크게 ’도메인 중앙화’와 ’존 중앙화’라는 두 가지 핵심적인 아키텍처 모델을 중심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도메인 중앙화 (Domain-Centralized) 아키텍처는 중앙 집중화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단계로 볼 수 있다. 이 방식은 차량의 수많은 기능들을 성격이 유사한 그룹, 즉 ’도메인(Domain)’으로 묶고, 각 도메인을 하나의 강력한 ’도메인 컨트롤러(DCU)’가 통합 제어하는 구조다.19 일반적으로 차량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ADAS 및 자율주행(ADAS/AD), 파워트레인(Powertrain), 바디 및 섀시 제어(Body & Chassis), 커넥티비티(Connectivity) 등 4~5개의 주요 도메인으로 나뉜다.19 이 구조는 기존의 수많은 ECU를 소수의 DCU로 통합함으로써 ECU 수를 크게 줄이고, 각 도메인 내에서의 기능 개발 및 통합을 용이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전히 기능별로 제어기와 센서, 액추에이터가 차량 전체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연결하는 와이어링 하네스의 복잡성 문제는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지닌다.27 현재 대부분의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 도메인 아키텍처를 구현하며 SDV로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존 중앙화 (Zonal) 아키텍처는 SDV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아키텍처 모델이다. 이 구조는 기능이 아닌 ’물리적 위치’를 기준으로 차량을 여러 구역(Zone), 예를 들어 전방, 후방, 좌측, 우측 등으로 나눈다.11 각 존에는 해당 구역에 위치한 센서와 액추에이터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원을 공급하는 비교적 단순한 ‘조날 컨트롤러(Zonal Controller)’ 또는 ’조날 게이트웨이’가 배치된다. 이 조날 컨트롤러는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지 않고, 수집된 데이터를 고속 이더넷 백본 네트워크를 통해 차량의 단일 ‘두뇌’ 역할을 하는 강력한 ’중앙 컴퓨터(Central Vehicle Computer)’로 전송하는 허브(Hub) 역할에 집중한다.11 모든 핵심적인 연산과 제어 로직은 이 중앙 컴퓨터의 소프트웨어에서 통합적으로 처리된다.

도메인에서 존 아키텍처로의 전환은 단순한 부품 통합 방식의 변화를 넘어선다. 이는 하드웨어(I/O 인터페이스, 전원 공급 등)의 역할을 물리적 말단 장치로 명확히 국한시키고, 차량의 모든 ’지능’을 중앙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로 완전히 이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리’를 완성하는 결정적인 단계다.27 예를 들어, 존 아키텍처 기반 차량에서는 전방 카메라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신형 카메라로 교체하더라도, 중앙 컴퓨터의 관련 소프트웨어 드라이버만 업데이트하면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 하드웨어의 모듈성과 소프트웨어의 유연성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수직적 공급망 구조에서는 OEM이 Tier-1 공급사로부터 특정 기능(예: 브레이크 시스템)을 하드웨어(ECU, 액추에이터)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블랙박스’ 형태로 공급받았다. 그러나 존 아키텍처 시대에는 OEM이 A사로부터는 조날 컨트롤러를, B사(예: NVIDIA)로부터는 중앙 컴퓨터 칩을, C사(예: BlackBerry)로부터는 운영체제를 공급받고, 핵심 제어 소프트웨어는 자체 개발하거나 D사와 협력하는 등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생태계로 재편될 것이다.6 이 과정에서 OEM은 다양한 기술 파트너들의 솔루션을 통합하고 조율하는 ’시스템 통합자(System Integrator)’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3.3 핵심 구현 기술: OTA, 차량용 OS, 고성능 컴퓨팅(HPC)의 역할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라는 ‘뼈대’ 위에 SDV라는 ’살’을 붙이고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세 가지 핵심 구현 기술이다. 바로 OTA, 차량용 OS, 그리고 고성능 컴퓨팅(HPC)이다. 이 세 가지 기술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SDV의 핵심 가치를 실현한다.

**OTA (Over-the-Air)**는 SDV의 동맥과도 같은 기술이다. 이는 유선 연결 없이 무선 통신망을 통해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업데이트, 수정, 개선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8 OTA를 통해 제조사는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도 사소한 버그 수정부터 보안 패치, 나아가 새로운 기능 추가와 주행 성능 향상까지 고객의 차량에 직접 배포할 수 있다.9 이는 리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며, 차량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2

**차량용 OS (Vehicle Operating System)**는 SDV의 중추신경계라 할 수 있다. 중앙 집중화된 강력한 하드웨어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들이 충돌 없이 안정적으로 구동될 수 있는 기반 환경을 제공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다.1 특히 자동차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차량용 OS는 일반 PC나 스마트폰 OS와 달리 엄격한 실시간성(Real-time)과 기능 안전성(Functional Safety)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안전이 중요한 제어 영역에서는 QNX나 Automotive Grade Linux(AGL)와 같은 실시간 운영체제(RTOS)가 주로 사용된다.16 반면, 인포테인먼트 영역에서는 방대한 앱 생태계를 가진 구글의 Android Automotive OS가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34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단순히 외부 OS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독자적인 OS를 개발함으로써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며, 자신들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35

**고성능 컴퓨팅 (HPC, High-Performance Computing)**은 SDV의 강력한 ’두뇌’에 해당한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차량 주변의 수많은 센서(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로부터 들어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융합하고 처리하여 주변 환경을 3D로 인식해야 한다. 또한, AI 기반의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판단하며, 차량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지연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ECU와는 차원이 다른, 슈퍼컴퓨터급의 연산 능력을 갖춘 HPC가 필수적이다.2 HPC는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개인화 추천 등 SDV의 다양한 지능형 서비스를 구현하는 물리적 기반이 된다.11

4. SDV 시대의 가치 창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사용자 경험

4.1 제조사의 기회: 개발 비용 절감, 지속적인 수익 창출, 브랜드 가치 제고

SDV로의 전환은 자동차 제조사(OEM)에게 단순한 기술적 과제를 넘어, 전례 없는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비용 구조, 수익 모델, 고객 관계 등 경영의 모든 측면에서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첫째, 개발 및 제조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중앙 집중형 E/E 아키텍처와 공용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종에 동일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듈을 적용하는 것이 용이해진다.32 이는 부품 공용화를 극대화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신차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15 또한, 수백 개에 달하던 ECU와 복잡한 와이어링 하네스가 소수의 컨트롤러와 고속 이더넷으로 대체되면서 차량의 무게와 제조 원가를 직접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2 개발 단계에서는 가상 환경에서의 시뮬레이션과 테스트(X-in-the-Loop)를 통해 값비싼 물리적 프로토타입 제작 횟수를 줄여 R&D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15

둘째, 지속적인 수익 창출(Recurring Revenue) 모델의 도입이 가능해진다.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수익 모델은 차량을 판매하는 시점에 발생하는 일회성 수익에 국한되었다. 그러나 SDV 시대에는 OTA를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수익 기회가 열린다.24 제조사는 차량 판매 이후에도 ▲특정 고급 기능을 월/연 단위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기능을 구매하는 온디맨드 기능(Features-on-Demand, FoD), ▲차량 내 앱스토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판매 및 수수료 등을 통해 차량의 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15 이는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하드웨어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업’으로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동력이 된다.39

셋째, 고객 관계 강화 및 브랜드 차별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OTA와 커넥티드 서비스를 통해 제조사는 고객과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소통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11 고객의 차량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여 잠재적인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안하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미래에는 엔진 성능이나 디자인과 같은 전통적인 하드웨어 요소보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되는 독창적이고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UX)이 브랜드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8

마지막으로, 데이터 기반 가치 창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주변 환경과 운전자의 행동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움직이는 데이터 플랫폼’이 된다. 제조사는 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부품의 고장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알려주는 예측 정비 서비스 2, ▲운전 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사용량 기반 보험(Usage-Based Insurance, UBI), ▲도시 교통 흐름을 최적화하는 스마트시티 연계 서비스 등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1

4.2 소비자의 가치: 구매 후에도 진화하는 차량과 초개인화된 경험

SDV는 제조사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자동차 소유 경험과 가치를 제공한다. 차량은 더 이상 구매 시점의 성능에 묶여 있는 기계가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고 진화하는 스마트 기기가 된다.

가장 큰 가치는 지속적인 기능 개선과 성능 향상에 있다. 스마트폰이 주기적인 OS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얻고 보안이 강화되는 것처럼, SDV 역시 OTA 업데이트를 통해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한다.8 오늘 구매한 차량이 1년 뒤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연비가 개선되거나, 새로운 ADAS 기능이 추가되거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성능이 좋아지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11 이는 ’자동차는 원래 낡고 구식이 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적인 변화다.

다음으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된 이동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SDV는 차량 내 센서와 데이터 분석, AI 기술을 활용하여 운전자의 고유한 선호도와 습관을 학습한다.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하면, 시스템은 운전자를 인식하고 미리 저장된 또는 학습된 설정에 따라 시트 위치, 스티어링 휠, 사이드 미러, 실내 온도, 조명, 자주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등을 자동으로 조정한다.9 AI 기반 음성 비서를 통해 “가장 가까운 조용한 카페로 안내해 줘“와 같이 자연스러운 대화로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으며, 시스템은 운전자의 평소 취향을 반영하여 최적의 경로와 장소를 추천해 준다.11 자동차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공간이 아니라, 오직 ’나’에게 완벽하게 맞춰진 개인 비서이자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 변모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성과 편의성이 비약적으로 증대된다. ADAS 및 자율주행 기능은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통해 학습된 새로운 AI 모델이 OTA를 통해 배포되면서 지속적으로 고도화된다.1 이를 통해 위험 상황에 대한 인지 및 대처 능력이 향상되어 주행 안전성이 높아진다. 또한, 차량이 스스로 시스템 상태를 진단하고 잠재적인 결함을 감지하여 서비스센터 방문을 권고하는 원격 진단 및 예측 정비 기능은 차량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높이고, 주행 중 예상치 못한 고장으로 인한 위험과 불편을 사전에 예방해 준다.19

4.3 구독 경제와 온디맨드 기능(FoD)의 부상

SDV가 가져오는 가장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바로 ’구독 경제’와 ’온디맨드 기능(FoD)’의 본격적인 도입이다. 이는 소비자가 자동차를 ’소유’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차량 구매 시 모든 기능의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대신, 소비자는 기본 차량을 구매한 후, 자신의 필요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특정 기능을 월간 또는 연간 단위의 구독을 통해 활성화하거나,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기능을 구매(FoD, Features-on-Demand)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다.2

구체적인 예시는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다. 평소 도심 주행이 많은 운전자는 기본 크루즈 컨트롤 기능만 사용하다가, 여름 휴가철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을 앞두고 ’첨단 주행 보조 기능 패키지(고속도로 주행 보조, 자동 차선 변경 등)’를 한 달 단위로 구독할 수 있다.16 추운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운전자는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다가, 겨울 스키 여행을 갈 때만 ‘열선 시트 및 스티어링 휠’ 기능을 며칠 단위로 구매하여 활성화할 수도 있다.25 전기차의 경우, 트레일러 견인이나 스포티한 주행이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모터의 최대 출력을 높여주는 ‘퍼포먼스 부스트’ 기능을 구매하는 모델도 가능하다.19

그러나 이러한 구독 모델의 성공은 전적으로 ’소비자 수용성’에 달려있다. 특히, 차량에 이미 물리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하드웨어의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비활성화해 두고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 예를 들어 BMW가 일부 시장에서 시도했던 ‘열선 시트 구독’ 모델은 “내 돈으로 구매한 자동차의 부품을 왜 또 돈을 내고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소비자의 강력한 심리적 반발에 부딪혔다.16 이는 제품에 대한 이중 과금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모델도 존재한다. Tesla의 FSD(Full Self-Driving) 기능이 대표적이다. FSD 구독료를 지불하면, 단순히 잠겨 있던 기능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 Tesla가 전 세계 차량으로부터 수집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개선한 새로운 AI 모델이 OTA를 통해 차량에 배포된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자율주행 성능이 실제로 ’개선’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하드웨어 잠금 해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R&D와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처리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가치를 판매하는 모델이다.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이중 과금에는 저항하지만, 그 가치가 명확하고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12 따라서 성공적인 SDV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단순히 기존 기능을 잘게 쪼개 파는 것이 아니라, OTA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을 설계해야만 구독 경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5.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SDV 전환 경쟁

5.1 시장 현황 및 전망: 폭발적 성장과 미래 가치

글로벌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장은 향후 10년간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을 보일 분야로 예측된다. 다수의 공신력 있는 시장 조사 기관들은 SDV 시장이 연평균 20% 후반에서 30% 초반에 이르는 폭발적인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약 2,000억~3,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2030년대 초반에는 수천억 달러를 넘어 1조 달러 이상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43

글로벌 컨설팅 기업 McKinsey & Company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소프트웨어 및 전자장치 시장 규모가 4,6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차량 한 대의 원가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약 10% 수준에서 2030년에는 30%까지 급증할 것으로 분석하며, 부가가치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39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소비자 수요와 규제 강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비티 경험에 대한 기대치 상승,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에 따른 지능형 배터리 관리 및 전력 제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증대, ▲그리고 구독 및 온디맨드 기능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기반 수익 모델에 대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강력한 추진 의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44

5.2 <표 2> 글로벌 SDV 시장 규모 및 성장률 전망 (기관별 비교)

조사 기관기준 연도 시장 규모목표 연도 시장 규모예측 기간연평균 성장률(CAGR)
MarketsandMarkets 432,135억 달러 (2024년)1조 2,376억 달러 (2030년)2024-203034.0%
BCC Research 444,754억 달러 (2025년)1조 6,000억 달러 (2030년)2025-203027.3%
Polaris Market Research 452,038억 달러 (2024년)3조 275억 달러 (2034년)2025-203431.0%
Spherical Insights 473,457억 달러 (2023년)1조 8,496억 달러 (2033년)2023-203318.26%
Research Nester 462,876억 달러 (2025년)3조 4,000억 달러 (2035년)2026-2035약 28%

5.3 선구자 Tesla의 전략: 수직적 통합과 데이터 플라이휠

SDV 시대를 논할 때 Tesla를 빼놓을 수 없다. Tesla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문법에서 자유로웠기에, 업계 최초로 SDV의 개념을 상용화하고 시장의 규칙을 새로 쓴 선구자다.52 Tesla의 전략은 ’완벽한 수직적 통합’과 ’데이터 플라이휠’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Tesla는 선제적인 아키텍처 혁신을 단행했다. 기존 자동차 업계가 수십, 수백 개의 ECU를 사용하는 복잡한 분산형 아키텍처에 머물러 있을 때, Tesla는 Model 3를 기준으로 단 4개의 중앙 컴퓨터로 차량 전체를 제어하는 급진적인 중앙 집중형 E/E 아키텍처를 구현했다.27 이는 OTA 업데이트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었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긴밀하게 통합하여 최적의 성능을 이끌어내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Tesla는 자체 개발 OS 및 FSD를 통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독자적인 차량용 OS를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부터 주행 제어에 이르기까지 차량의 거의 모든 기능을 원격으로 업데이트하고 개선한다.55 특히, Tesla의 시그니처 상품인 FSD(Full Self-Driving)는 단순한 ADAS 기능을 넘어,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과 AI 모델 업데이트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성능이 발전하는 대표적인 SDV 서비스 모델이다.55

이러한 전략의 핵심에는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효과가 있다. Tesla는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수백만 대의 자사 차량으로부터 익명화된 방대한 실제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Tesla의 슈퍼컴퓨터에서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데 사용된다. 이렇게 개선된 소프트웨어는 다시 OTA를 통해 전 세계의 모든 Tesla 차량에 배포된다. ’데이터 수집 → AI 학습 → 성능 개선 → OTA 배포 → 더 많은 데이터 수집’으로 이어지는 이 선순환 구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기하급수적으로 벌리는 강력한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되고 있다.41

5.4 전통 강자들의 대응 전략 비교 분석

Tesla가 촉발한 SDV 혁신에 맞서, 기존의 글로벌 자동차 강자들 역시 막대한 투자를 통해 생존과 미래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필사적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각 기업은 저마다의 강점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SDV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라는 명확한 비전 아래,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발표했다.30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소프트웨어 관련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58 현대차그룹 전략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기술의 ’내재화’다. 독자적인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를 개발하여 인포테인먼트(ccOS.i), ADAS(ccOS.a), 그리고 향후 차량 제어(ccOS.e) 영역까지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36 또한,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라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통일되고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40 아키텍처 측면에서는 현재의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를 거쳐, 2025년 선보일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eM, eS)에서는 여러 제어기를 하나로 통합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를 도입하여 진정한 SDV의 기반을 완성할 예정이다.30

폭스바겐 그룹은 그룹 내 흩어져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한데 모아 ’카리아드(CARIAD)’라는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자회사를 설립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카리아드는 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등)에 적용될 공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을 총괄한다.61 핵심 목표는 독자적인 차량용 운영체제 ’VW.OS’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통합 E/E 아키텍처 ‘E³ 2.0’, 그리고 차세대 통합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를 개발하여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62 그러나 방대한 조직의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과 소프트웨어 개발의 복잡성으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개발이 상당 기간 지연되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64 이는 SDV로의 전환이 단순히 기술 개발을 넘어, 거대한 조직의 문화와 프로세스를 바꾸는 고통스러운 과정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가장 선망받는 자동차’라는 브랜드 가치를 SDV 시대에도 이어가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자체 운영체제인 ‘MB.OS’ 개발을 추진하면서도,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각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파트너와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65 특히, 자율주행 및 AI 컴퓨팅 분야에서는 반도체 기업

NVIDIA와 손을 잡고, 칩(NVIDIA DRIVE Orin)부터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통합 아키텍처를 공동으로 설계하고 있다.66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는 구글과 협력하여 차세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핵심 기술에 대한 주도권은 유지하되, 전문 분야의 외부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개발 리스크를 줄이고 혁신 속도를 높이려는 실용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받는다.

5.5 <표 3>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SDV 전략 비교

구분Tesla현대자동차그룹폭스바겐 그룹메르세데스-벤츠
비전/목표완전한 수직 통합, 자율주행 선도2025년 전 차종 SDV 전환, 소프트웨어 기술 내재화 30CARIAD 중심의 그룹 S/W 역량 통합 및 표준화 61‘가장 선망받는 자동차’ 가치 유지, 선택과 집중
E/E 아키텍처중앙 집중형 (자체 설계) 27기능 집중형 →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30E³ 1.2 → E³ 2.0 (통합 플랫폼 SSP 기반) 62MMA 플랫폼 기반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
차량용 OSTesla OS (자체 개발)ccOS (자체 개발) 36VW.OS (자체 개발) 62MB.OS (자체 개발) 65
핵심 파트너N/A (대부분 자체 개발)NVIDIA, 국내외 S/W 기업Elektrobit, Microsoft 등NVIDIA, Google, Tencent 65
주요 특징/현황FSD 데이터 플라이휠을 통한 압도적 경쟁 우위, 시장 선도 41ccNC를 통한 UX 강화, 그룹 차원의 신속하고 공격적인 투자 및 전환 40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및 조직 개편, 소프트웨어 개발 지연 문제 직면 64고성능 컴퓨팅 및 AI 분야 특화, 강력한 외부 파트너십을 통한 효율적 개발 67

5.6 기술 생태계를 주도하는 빅테크: NVIDIA와 Google의 영향력

SDV 전환 경쟁은 자동차 제조사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 기술 생태계 주도권을 잡으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Tier 0.5’ 공급자로 부상하며 기존의 OEM-Tier 1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NVIDIA와 Google이 있다.

NVIDIA는 고성능 GPU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의 ’두뇌’와 ’신경망’을 장악하고 있다. NVIDIA는 단순히 반도체 칩만 공급하는 것을 넘어, 고성능 AI 칩(DRIVE Thor), 개발 보드(DRIVE AGX), 차량용 OS(DriveOS), 그리고 가상환경 시뮬레이션 플랫폼(DRIVE Sim)에 이르기까지 자율주행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을 제공한다.69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자동차그룹 등 수많은 글로벌 OEM들이 NVIDIA의 DRIVE 플랫폼을 채택하면서, 이는 사실상 업계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67

Google은 자사의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의 성공 방정식을 자동차로 이식하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OS인 ’Android Automotive OS(AAOS)’를 통해 차량 내 사용자 경험의 핵심인 HMI(Human-Machine Interface) 생태계를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34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구글 지도, 구글 어시스턴트, 유튜브 뮤직 등 강력한 서비스와 방대한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무기로, 볼보, GM, 르노 등 많은 OEM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34

이들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은 OEM들에게 개발 속도를 높이고 검증된 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차량의 핵심 두뇌(컴퓨팅)와 사용자 접점(인포테인먼트)을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게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OEM이 단순히 ’바퀴 달린 하드웨어 제조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심각한 딜레마를 안겨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많은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결국 구글(안드로이드)의 OS와 서비스 생태계에 종속되었던 역사가 자동차 산업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따라서 SDV 시대의 진정한 경쟁은 현대차와 폭스바겐 간의 경쟁을 넘어,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OEM’과 ‘자신들의 플랫폼을 표준으로 만들려는 빅테크’ 간의 플랫폼 주도권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나 폭스바겐 그룹이 막대한 투자와 개발 지연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독자적인 OS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 내재화를 넘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가치, 고객 데이터,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 수익에 대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생존을 건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6. SDV 전환의 과제와 미래 전망

6.1 기술적 및 조직적 과제: 복잡성과의 싸움

SDV로의 전환은 장밋빛 미래만을 약속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거대한 기술적, 조직적 장벽이 존재한다.

첫째, 소프트웨어 복잡성 관리는 가장 직접적인 기술적 난관이다. 최신 차량 한 대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코드의 양은 이미 1억 라인을 넘어섰으며, 자율주행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수억 라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76 문제는 이 방대한 코드가 단일 기업에 의해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차량에는 운영체제, 미들웨어, ADAS 알고리즘, 인포테인먼트 앱 등 수많은 공급업체로부터 받은 수십, 수백 개의 소프트웨어 구성요소들이 혼재한다. 이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완벽하게 통합하고, 상호 호환성을 검증하며, 예상치 못한 오류나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은 극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다.9

둘째, 인재 확보 및 조직 문화 혁신이라는 근본적인 과제가 있다. 지난 100년간 자동차 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의 정밀한 기계공학 문화와 폭포수 모델과 같은 순차적 개발 프로세스에 기반해 왔다. 그러나 SDV 개발은 빠른 반복과 테스트를 특징으로 하는 애자일(Agile) 및 데브옵스(DevOps) 문화를 요구한다.9 이는 단순히 개발 방법론을 바꾸는 것을 넘어,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 구조, 성과 평가 방식, 부서 간 협업 방식 등 기업 문화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일이다.3 또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 우수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IT 및 테크 기업들과 치열한 인재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77

셋째, 막대한 투자 비용이 수반된다. 새로운 중앙 집중형 E/E 아키텍처 개발, 독자 OS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 글로벌 R&D 조직 개편, 그리고 대규모 소프트웨어 인력 채용 등 SDV 전환을 위한 초기 투자 규모는 수십조 원에 달한다.58 이러한 막대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불확실한 미래 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경영진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6.2 사이버 보안: 새로운 공격 벡터와 ’제로 트러스트’의 필요성

SDV 시대의 도래는 자동차 보안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차량이 외부 네트워크와 상시 연결(V2X)되고, OTA를 통해 핵심 제어 소프트웨어가 원격으로 변경될 수 있게 되면서, 해커가 침투할 수 있는 경로, 즉 **공격 표면(Attack Surface)**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다.22 과거에는 차량을 해킹하기 위해 물리적인 접근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원격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차량 시스템에 침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위협의 종류와 심각성 또한 차원을 달리한다. 해커가 차량의 제어 시스템에 접근할 경우, 원격으로 브레이크나 스티어링을 조작하여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차량 하이재킹이 현실화될 수 있다.78 또한, 운전자의 개인정보, 위치 정보, 운행 기록 등 민감한 데이터를 탈취하거나, 차량의 기능을 마비시킨 뒤 금전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공격도 심각한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78 특히, 차량 개발 및 제조 단계에서 부품 공급망(Supply Chain)을 통해 악성코드를 미리 심어두는 공격은 탐지가 매우 어려워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78

이러한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보안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SDV 보안은 새로운 접근법을 요구한다. 첫째, 차량의 설계 단계부터 모든 과정에서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설계 기반 보안(Security by Design)’ 원칙이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 둘째, ’내부 네트워크는 안전하다’는 기존의 가정을 버리고, 차량 내부의 모든 데이터 통신과 접근 요청을 지속적으로 인증하고 검증하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아키텍처를 도입해야 한다.22 이는 네트워크를 기능별로 잘게 나누는 마이크로 세분화(Micro-segmentation), 강력한 암호화, 침입 탐지 시스템(IDS) 등을 통해 구현된다. 마지막으로, UN 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WP.29 규정이나

ISO/SAE 21434와 같은 국제 자동차 사이버 보안 표준을 준수하는 것이 법적 의무이자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19

6.3 미래 자동차 산업의 재편: 가치 사슬의 변화와 SDV의 최종 역할

SDV로의 전환은 단순히 자동차 제품 자체의 변화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구조와 생태계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과정이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가치 사슬의 이동이다. 전통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부가가치는 엔진, 변속기와 같은 기계 부품과 차체 생산 등 하드웨어 제조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SDV 시대에는 산업의 부가가치 중심이 소프트웨어 개발, AI 알고리즘, 데이터 분석, 그리고 커넥티드 서비스 플랫폼 운영 분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다.6

이에 따라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기존의 완성차 제조사(OEM)와 Tier-1 부품 공급업체 중심의 수직적 구조는 해체되고, NVIDIA와 같은 반도체 기업, AWS나 Microsoft Azure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그리고 수많은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들이 산업의 핵심 주체로 부상한다. 미래 자동차 산업은 이들 새로운 플레이어들과 기존 강자들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기술 생태계로 재편될 것이다.6

이러한 변화는 제조 공정의 혁신으로도 이어진다.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와 단순화된 와이어링 구조는 복잡한 수작업 공정을 줄이고 로봇을 통한 조립 공정의 자동화를 더욱 촉진할 것이다. 또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는 모듈형 설계를 가능하게 하여,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다품종 소량 생산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이다.77

궁극적으로, SDV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를 ’소유’의 대상에서 ’경험’의 대상으로 바꾸고, 나아가 ’모빌리티 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를 위한 핵심 단말기(Endpoint)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OTA를 통해 가장 중요하게 업데이트될 소프트웨어는 바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면, 인간은 더 이상 운전이라는 행위로부터 구속받지 않게 된다. 자동차는 이동하는 동안 업무를 보고, 휴식을 취하며,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움직이는 삶의 공간’으로 그 의미가 확장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자동차를 개인이 소유하는 개념은 점차 희석되고, 필요할 때 스마트폰으로 호출하여 이용하는 로보택시와 같은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다.10 결국 SDV 기술의 최종 진화 형태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도시의 교통 시스템과 완벽하게 연동되고,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개인화된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넘어, 사람들의 이동 방식과 도시의 공간 구조까지 바꾸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의 기폭제가 될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7. 결론: SDV, 단순한 기술을 넘어 ’움직이는 삶의 공간’을 재정의하다

본 보고서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한 바와 같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은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기술적 혁신을 넘어, 자동차의 E/E 아키텍처, 개발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사용자 경험, 그리고 산업 생태계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거대한 전환이다. 이는 지난 100년간 이어져 온 자동차의 정의를 새로 쓰는 패러다임의 변화이며,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향방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동력이다.

SDV는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데이터와 서비스가 끊임없이 순환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와 OTA 기술은 차량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만들어,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치를 더하게 될 것이다. 제조사는 구독 경제와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되며, 소비자는 전례 없는 수준의 개인화된 경험과 편의성, 그리고 향상된 안전성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 거대한 전환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소프트웨어의 복잡성 관리, 사이버 보안 위협, 조직 문화의 혁신, 그리고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 등 수많은 기술적, 조직적, 문화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SDV로의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자동차 산업 플레이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연적인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 SDV는 그 최종적인 잠재력을 발현하게 될 것이다. 운전이라는 행위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된 인간에게 자동차는 더 이상 운전석과 조수석으로 구분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업무를 보는 사무실이 되고, 영화를 감상하는 극장이 되며, 가족과 대화하는 거실이 되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무한히 변모하는 ’개인화된 삶의 공간’으로 그 역할이 확장될 것이다. SDV는 바로 이 ’움직이는 삶의 공간’을 정의하고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서, 우리의 일상과 도시의 풍경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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